교토시미술관 본관은 현존하는 일본 공립미술관중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입니다. 1933년에 건립된 이 건물은,소위 제관양식(帝冠様式)을 대표하는 건축으로,그후 제2차 세계대전을 거쳐 약 80년동안 교토시민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깊히 새겨져 있습니다.
건축 그 자체는 움직이지도 변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보고 경험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새긴 이미지는 시간과 함께 변화합니다. 건축이란 이렇게 다중노출된 이미지가 겹겹이 쌓여서 풍요로운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것을 소중히 하면서,현대에 살아있는 공간으로 재정비하려는 시도는 앞으로 더욱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교토시미술관의 대규묘 보수공사는 그런점에서 큰 의의와 책임이 있다고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을 추진하는데에 있어,우리는 이미 지금까지 쌓여진 이미지의 층을 계승하면서 거기에 새로운 한장의 이미지를 추가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함으로써 이 건축을 지킬뿐만 아니라,거기에 또 다른 모습을 출현시킬수 있지 않을까생각해본 것입니다.
특히 중요시 한것은 서쪽 신궁길(神宮道)쪽에 있는 앞광장을 광장으로 남기는 것과 이 건축이 원래 지니고 있는 서쪽 현관에서 동쪽 현관을 관통하는 축선을 강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서쪽 앞광장과 본관 건축사이를 넓게 정비하고,앞쪽 중앙을 낮춘 다음,앞광장을 아주 완만한 경사로 만들어서 중앙을 향해 내려가는 슬로프형 광장으로 바꿨습니다. 이로 인해 신궁길(神宮道)에서 보이는 본관의 경관을 바꾸지 않은채,입구를 1층 서쪽 현관에서 지하로 옮겼습니다. 넓혀진 공간에는 유리를 끼워 넣어 “글라스리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뮤지엄 샵과 카페로 사용할수 있게 하였습니다.
지하 입구를 직진해서 지금까지 “신발방”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통과한 곳에는 큰 계단을 신설하고 중앙 홀(구 대진열실),동쪽 현관,그리고 그 앞의 히가시야마(東山)가 보이는 일본정원까지 연결되는 일직선의 강한 축선공간을 삽입했습니다.이 미술관에 내재해 있던 축성(軸性)을 드러내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남북에 있는 두개의 안뜰을 점령하고 있던 설비기기를 철거하고 남쪽에 있는 안뜰을 원래의 정원으로 되살리는 한편,북쪽안뜰에는 유리 지붕을 얹어 실내처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도 언제부터인가 숨겨져 있었던 이 미술관의 가능성을 발굴해 보려고 하였습니다.
미술관을 위한 설비기기의 장소로,또한 현대미술에 대응할수 있는 새로운 전시실을 신설하기 위해 미술관 북동쪽에 있는 카와자키 키요시(川崎清)씨가 설계한 “수장동(한자)”을 신관으로 개축하였습니다. 거대한 모습의 신관은 벽돌타일의 본관특성을 위상에 따라 계승도 하고 절단도 함으로써, 부즉불리(不即不離)의 관계로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신구(新旧)의 대비를 창출하는 것을 지향하는 보수와는 전혀 다른, 보다 섬세한 또 하나의 보수의 길을 구축하려고 하였습니다.